성인이 된 친구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에도 여전히 나는 관심이 안 가고, 손이 잘 안 갔던 향수.
생일 선물을 받아도 내가 직접 고른 향이 아니었어서 그런지
뿌리는 날이 잘 없어서 그렇게 몇 년을 묵혀두기만도 했다.
그러다 우연히 동네 꽃집에서 팔던 디퓨저 향에 좀 꽂힌 적이 있었는데,
처음엔 무심코 그냥 좋네~ 하고 지나쳤다가
자꾸만 그 향이 생각나고, 내가 좋아하는 향이 이런 향이구나~를 알게 되면서
그 디퓨저를 그냥 지나쳤던 지난날을 후회하면서
그날 맡았던 그 향에 대해 열심히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.
그 꽃집 온라인몰에 들어가 보니 내가 맡았던 그 디퓨저 상품이 있었지만
품절이어서 구매할 수는 없었다. ㅠ
그래도 그 향의 이름은 알 수 있었다.
[스파 바이 플라주]
Type. 우디
깔끔함. 편안함. 우아한 세련미. 중성적
우디 계열 특유의 수분을 가득 머금은 아늑한 나무향과
세이지 꽃의 우아한 잔향으로 마무리되는 감각적이고 모던한 향이에요.
흔하지 않은 블렌딩으로 직접 많아보시면 그 매력을 경험해보실 수 있어요.
라고 쓰여있었다. 우디향 계열이구나 -
그런데 주변 지인들이 쓰는 우디 계열, 우디로 유명하다는 브랜드의 핸드크림 혹은 향수를 맡아봐도
딱 그 꽃집의 그 향 같은 내가 원하는 건 어디에도 없었다.
나는 편백 사우나 향이 아니라 저 설명대로 목욕탕 수분 냄새?! 를 찾는 건데-
그러다
'불리 발패송: 목욕하는 여인'이라는 향수를 알게 되었다.
목욕이라는 이름에 혹시 내가 찾는 그 향인가? 싶었다.
공항 면세점에 검색해보니 금방 품절되는 핫한 아이 었다.
나중에 백화점이나 가서 직접 시향 해보고서 사야 지-란 계획으로
내 위시리스트에 킵-
어쨌든 이를 계기로 아주 조금은 향수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.
내 나이 34살에 처음 좋아하는 향이 생겼고,
그 향을 내 몸에 배게 하고 싶단 생각을 처음 갖었던 거지-
여태 재가 정말 갖고 싶은 향이 없어서 향수에 관심이 가지 않았던 거고-
22.11.15 [롱블랙] 뉴스레터
- 니치 향수: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
- SandalWood:
백단향이라고도 한다. 나무줄기 심부와 나무뿌리에서 유출한 기름이 향수의 원료가 된다.
흔히 말하는 '우디 Woody'한 향이 난다.
- 퍼스널 라벨링 서비스: 구매 날짜, 구매 장소, 메시지
- 르 라보 대표 향수: 상탈 33(2010년 출시) 매출의 3분의 1 / 샌달우드 향의 원조
- 모든 향기는 감정을 불러일으키죠. 향수는 감정 그 자체예요. 그래서 '좋은 향기'를 따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. 월요일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냄새가, 화요일엔 아닐 수도 있죠. (에디 로시, 2020년 에미레이트 우먼 인터뷰)
- 우리는 외부인에게 향수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습니다. 나는 창조가 전제정치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굳게 믿습니다. 특히 향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게 더더욱 이상적이지 않아요. 그 말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아 개성이 희석되고, 결과적으로 대중 제품이 되기 때문이죠 (에디로시, 2018년 라이프스타일 아시아 인터뷰에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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